물 속 달 건지려는 원숭이
詩. 無一우학큰스님

사진. 수정원(115)님
바라이죄(波羅夷罪) 버금가는 학력위조로 불교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국민적 망신을 샀던 한 스님이 내가 젊은 시절 자기절에서 부전생활을 1년여 했다며 우쭐해 한다 한다 대학 다니는 상좌 하나가 그 말을 그 스님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은 한 교수로부터 공부시간에 또 그런 얘기를 들었다 하길래 전화를 해서 당신네 절 요사채가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왜 그런 쓸 데 없는 소리 지껄이느냐고 하였더니 '내가 언제' 라는 식으로 잡아뗀다 학력위조까지 하는 마당에 잡아떼는 것은 그보다 쉬운 거짓말이지 오히려 뭘 그런 걸로 전화하느냐며 바쁘다 한다 바빠야 할 사람이 바빠야 하는데 숨 쉬는 것 빼곤 다 거짓말이니 자기 업(業)의 정화를 위해서라도 제발 한가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원숭이가 물 속 달 건지려다 그만 헛디뎌 깊은 우물에 빠졌는데 길 가던 나그네가 어리석다 핀잔주면서 혹은 썪고 혹은 튼튼한 새끼줄 두 개를 내려 보냈다 운명적 선택은 이제 그에게 달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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